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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6월 병원 기록 : 빈혈 판정 받고, 한 달 후 병원 재검사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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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6월 병원 기록 : 빈혈 판정 받고, 한 달 후 병원 재검사

클라우드 나인 2019. 7. 15. 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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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29일, 빈혈 판정을 받은 후 나는 건강 회복에 많이 집중했다. 당장 건강에 위기가 닥치니, 그 동안 안 좋았던 습관을 조금씩 바꿔나가기로 마음 먹은 것이다. '러닝'도 열심히 하고, 빈혈에 좋다는 '붉은 고기', '토마토', '바나나', '깻잎', '우유', '견과류', '양배추가루', '비트가루', '콩가루' 등을 열심히 섭취했다. 또한 매일 같이 마시던 콜라와 커피를 점차 줄여 나갔다. 

빈혈 수치가 낮다 보니, 나의 체력이 작년보다 많이 떨어졌다는 게 몸소 느껴졌다. 걷는 것도 점차 힘이 들기 시작했고, 밤을 새는 것도 감히 도전할 수 없었으며, 무조건 밤 12시쯤엔 취침에 들기 시작했다. 그렇게 서서히 수면 패턴에도 조율을 하기 시작했다.

정말 '척수검사'만은 너무 피하고 싶었다. 부모님은 '척수검사'가 얼마나 아픈지 아냐며, 그 검사는 '비명 지르다가 나오는 끔찍하고도 무서운 검사'라고 재차 강조했다. 또, '골수 이식'만은 제발 아니길 빌고 또 빌었다. 내가 '골수 이식'이라니,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더 강하게 마음을 먹었고, 열심히 건강 회복에만 집중했다. 남의 일 같던 '암'이라는 병이, 나에게도 언제든지 찾아올 수 있다는 걸 직감하니 점점 하루하루가 무서워졌다. 어느 날은 '왜 나한테 이런 일이 일어난 걸까'하고 눈물도 났었다. 

사실 어떻게 보면,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딱 마침 우연찮게 퇴사를 하기로 한 날짜 즈음에 심한 두통이 발생하였고. 퇴사 후 병원에 다니며 오롯이 건강 회복에만 신경 쓸 수 있는 시간이 주어졌다는 것에 감사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나는 언제든지 회복이 가능할 것이라고 믿었으며, 병이 더 악화되는 상황이 닥치기 전에, 미리 '관리와 예방을 할 수 있는 상황'을 맞이한 것도 어쩌면 내게 운이 닿은 것이라 생각한다.  

주변 지인들은 열심히 취업 준비하며, 회사 업무에 매진하는 등. 월등한 성과력을 보여주고 있지만, 나는 그렇지 못한 상황이 간혹 초라해보이기도 했다. 나 또한 '돈도 벌고', '건강한 몸으로 마음껏 놀러 다니고', '번듯한 직장'도 근무하며 행복한 미래 만을 상상했다. 그런데 이렇게 갑자기 모든 것이 중지가 되는 상황이 벌어질지 누가 알았겠는가. 그저 남들보다 조금 느리게 가지만 건강한 길로 가는 것이라 믿었다. 취업에 계속 조바심 내어봤자, 결국 또 나는 건강이 악화되어 퇴사를 할 수 있는 상황이 올 테니까 말이다. 그저 '건강한 몸으로, 더 좋은 직장에 가기 위한 준비라 여기자'는 결심이, 이젠 완전히 굳혀졌다.   

 

드디어 경과를 보기로 한 날짜가 다가왔다.  

6월26일 13시, 대학병원에 도착하여 피검사를 진행한 후 15시 쯤 혈액종양내과 의사선생님과 상담을 진행했다.  

피검사 결과, 빈혈수치는 7.4에서 8.4로 올랐다고 했다. 빈혈 수치가 조금 올라가긴 했으나, 안심할 단계는 아니라고 한다. 정상이 12이기 때문에 지금부터 더 관리에 집중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리고 그 동안 아픈 데는 없었는지, 여러 확인 절차를 거쳤다. 다행히 아픈 데는 없었다고 하니, 의사선생님은 여기서 바로 수치가 떨어질 경우, 혈액암이 와서 골수이식 수술을 진행해야 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니 머리가 아프다거나 숨이 가쁘다거나 어디가 아플 경우엔 바로 혈액종양내과로 찾아오라고 했다. 이에 덧붙여 '빈혈수치가 정상인 사람들에 비해, 나는 심장을 더 뛰어야만 혈액이 온몸으로 순환이 되기 때문에 무리되는 일은 모두 피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또, 두 달 더 처방약을 복용해본 후 빈혈수치가 좋아지는지 계속 경과를 지켜보자는 의견이었다. 경과가 좋아진다면 이제 일상생활에 무리가 없는 것이고, 수치가 떨어진다면 당장 입원해서 여러 검사를 받아보아야 한다고 했다.

이어, 의사선생님은 나의 직업을 물어보았다.

"취업 준비 중이에요."라는 나의 대답에, 의사선생님은 "지금 취업하는 것 보다는 건강에 더 신경쓰세요. 아프면 아무 것도 못 하잖아요. 지금 건강이 우선이에요."라며 나의 건강에 대해 많이 염려했다. 

나는 두 달 후인 재검사 날짜를 다시 예약한 후, 집으로 돌아가면서 많은 생각에 빠져 있었다. 

 

▲ 

두 달 동안 먹어야 하는 약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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